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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 중 MBC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채널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타크래프트 리그 중계를 비롯해, 각종 게임 중계나 게임과 관련된 방송 콘텐츠를 방송하는 곳이다. 온게임넷의 뒤를 이은 국내에서 유이한 게임 전문 채널로, 항상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최근에는 온게임넷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e스포츠계에서는 나름 '큰형님'이다.

그런데 MBC게임 채널을 가끔씩 보다보면 게임과 관련이 없는 방송이 나오기도 한다. MBC게임이라는 타이틀은 버젓이 사용하면서도 순식간에 MBC드라마나 버라이어티 채널로 변모하는 모습을 본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래서 MBC게임의 홈페이지로 접속해 편성표를 알아봤다.


MBC게임 홈페이지부터가 등신같았다. 팝업창이 3개나 연달아 열리는 것도 모자라 파이어폭스로 접속하니 알 수 없는 플래시 레이어가 메뉴를 하얗게 가려버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CLOSE 버튼을 눌러봤자 하얀놈은 사라지지도 않는다. 홈페이지를 치장할 줄만 알았지 배려할 줄은 모른다. 뭐 홈페이지를 까러 온게 아니니 이쯤에서 그냥 꾹 참고, 결국엔 번거롭게도 익스플로러를 실행하여 다시 접속하여 편성표 메뉴를 눌렀다.


틈만나면 놀러와, 무한걸스 재방송질


2009년 4월 26일자 MBC게임의 편성표. 16개의 방송 프로그램 중 4개가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는 방송으로 채워져 있었다. 무려 25%에 달하는 편성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다. 한 때 심심하면 방송하던 옛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은 요새 안 하나보네.

그나마 이 중에서도 재방송 류의 프로그램을 제외한다면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116회(스파키즈 vs STX)가 유일하다. 이날 방송되는 MSL BREAK, BEST CHOICE, STAR vs STAR, 크레이지 컬렉션, STAR AGE 등의 프로그램 모두 재방송이거나 재방송적인 성격을 띄는 프로그램이다. 결국 MBC게임 채널은 4월 26일 수요일에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중계만하고 나머지는 다 재방송이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셈이다. 방송사 하기 참 쉽죠잉~?

그냥 MBC게임 + 드라마 채널이라고 해라.


하기사 다른 케이블 채널이 재방송으로 도배되는 것도 심심찮게 보니 '재방송' 건에 대해서는 MBC게임만을 탓할 수 없다. 제작비가 부족하고 여건이 안 좋아서 재방송으로 도배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무한걸스나 놀러와와 같이 게임과 단 1%의 관련성도 없는 방송을 왜 자꾸 싸지르냔 말이다.

MBC게임이 드라마나 버라이어티 재방하는게 어때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작자라면, YTN에서 드라마 재방하고, NGC에서 한물간 영화나 하고 있고, tvN에서 100분 토론하고 있고, 바둑채널에서 e스포츠 중계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각 채널의 이름을 정한데는 그들만의 정체성과 시청자와의 보이지 않는 '약속'이 있는 것이며, MBC게임은 이러한 정체성과 시청자와의 약속을 매일같이 어기고 있는 셈이다.

MBC게임의 친척뻘로 보이는 MBC ESPN의 심심하면 '무한도전' 재방짓도 개짓으로 보이는건 마찬가지다. 스포츠 보려고 MBC ESPN 틀었는데, 웬 무한도전? 스스로가 "스포츠의 모든 것"이라고 표방하고 있는 MBC ESPN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하루에 프로그램 1개만 정방송하는 것도 모자라 전체 편성의 최고(?) 25%까지 드라마, 버라이어티 재방송으로 돌려막는 MBC게임은 더욱 큰 반성이 필요하다.

혹시 공중파 MBC 본사의 더러운 강매질은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해 보지만 이것은 근거가 없으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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