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필독 : 저주받은 걸작 짜짜로니

짜짜로니는 맛이 없는 짜장라면이 아니다. 비록 짜파게티에 밀려 2인자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판매고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짜짜로니의 진수를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농심 불매를 시작한지 벌써 3년. OJ심슨 저리가라 할 정도의 냄새나는 정황상 삼양라면의 우지파동은 농심 또는 그 관계자의 일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도다(아님 말고). 아아 삼양라면 ㅠㅠ. 물론 농심이 국내 라면계에서 세운 공로는 인정하는 바다. 라면은 매운 것이 진리라는 개념을 심어준 신라면의 등장은 라면계의 혁명이었다(물론 이후 나트륨의 지속적인 감축 노력으로 인해 옛 맛을 잃었고 그것은 신라면 뿐만은 아니다). 그 후에도 연구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아 너구리, 짜파게티 등 유수의 걸작을 만들어낸 농심이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짜파게티가 짜장라면계의 진리라고 해도, 본인은 짜짜로니가 진리라고 주장하고 싶다.

비법은 바로 위의 저주받은 걸작 짜짜로니의 글을 읽어본다면 알 수 있다. 물론 르뽀(?) 형식의 길고 아름다운 글이지만 시간이 없는 여러분들을 위해 간단히 짜짜로니의 조리법을 설명하겠다.


▲ 짜짜로니의 조리법이다.

보통 여러분들은 짜짜로니의 조리법은 물론이고 다른 라면의 조리법조차 무시하고 자기만의 조리법을 이용할텐데 짜짜로니의 숨은 비밀은 바로 조리방법에 있었다!

한마디로 짜짜로니의 진수를 느끼려면 조리법대로 조리해야 한다.

물은 500ml를 넣으라고 했지만 어차피 버릴 물의 양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500ml 가 됐든 700ml 가 됐든 면이 물에 잠길 정도 이상이라면 상관 없다. 하지만 조리법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지 않는 짜파게티는 물 따위 신경 안써도 되지만 짜짜로니는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요소일 뿐을 명심하자.


따라서 짜짜로니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물의 양을 가급적 정확히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

팔팔 끓는 물에 면과 후레이크 스프를 넣었다면 초시계나 핸드폰 시계, 그것도 안 되면 벽걸이 시계를 이용해서라도 정확히 5분 30초 삶기를 시전한다.

보통 라면은 짧게는 2분에서 길게는 3분이지만, 5분 30초라는 시간은 마치 드래곤볼에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체감 시간이 기묘하게 길다. 하지만 맛있는 짜짜로니를 위해 5분 30초를 기다리는 것은 필수요소라 할 수 있다.
 


길고도 길었던 5분 30초를 참고 나면 대략 반컵 분량의 물을 따라내야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있다.

반컵 분량의 물이 어느정도인지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아무도 반컵 분량의 물이 몇 ml인지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짜짜로니를 시전하는 우리는 그 물의 양에 크게 게의치 않아도 된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물 반컵 분량"이라는 애매한 말을 쓰면서도 보통 3분, 4분 끓여라 하는 것을 5분도 아니고 5분 30초라고 하는 짜짜로니 조리법의 세밀한 지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만약 100ml의 물을 남길 필요가 있다면 말 그대로 조리법에 100ml의 물을 남기라고 했을 터인데 짜짜로니의 설명은 애매하기 짝이 없는 물 반컵 분량만 남기고 따라 버리라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즉, 물을 완전히 버리지 말고 대충 질퍽할 정도로만 감으로 남기라는 짜짜로니의 깊은 뜻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물의 남기는 양은 너무 적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뜻이다.


물을 면 높이의 절반 정도만 남기고 버린 상태. 혹자에겐 물이 많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조리방법 2에 나온 것 처럼 "거센 불에 1분 30초 이상 볶아야" 한다는 것이다.

1분 30초라고 딱 정해주지도 않았고 "1분 30초 이상" 이라는 설명은 필요에 따라 더 볶아도 된다는 말이며,
거센 불을 사용하라는 것은 그만큼 재빨리 면과 소스가 눌러붙지 않도록 재빠른 손놀림으로 짜짜로니를 조리하는 뜻임은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물은 생각보다 많이 남겨야 한다. 보통 라면 조리 시간은 물 끟는 시간을 제외하고 2~4분 사이지만 짜짜로니는 면 삶는데만 5분 30초에다가 볶는데만 1분 30초 이상이 투자된다. 이쯤되면 인스턴트가 아니다.

볶는데 1분 30초라는 것은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즉, 물을 짜파게티 끓일 떄보다 많이 남겨야만 볶는 동안에 면과 소스가 타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1분 30초 이상을 볶을 때 남길 수 있는 물의 양을 감각적을 계산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그렇게 1분 30초 이상을 가스렌지에서 풀파워를 뽑아낸 불로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가며
정성스레 볶은 면은 위와 같이 검고 아름다운 짜장라면으로 탄생된다.

필자는 2분간 볶았는데, 끓는물 5분 30초 시점에서 따라버리고 남은 물의 양에 따라 그 풍미가 조절될 수 있다.

재빠르고 정성스레 볶은 짜짜로니의 위엄스러운 자태를 보라!

짜파게티의 스프와 올리브유로 "섞은" 짜장라면은 짜짜로니의 정석 레시피대로 "볶은" 짜장라면을 당해낼 수가 없다.

의심스러운가?

의심스럽다면 직접 해보아라.
조리법대로 했지만 맛이 없다면...

1. 짜파게티에 오염

입맛이 길들여 졌다.
2. 제대로 볶지 못했다.

중에 하나일 것이다.
 
팁 : 짜짜로니를 볶을 때 냄비보다 중화팬 또는 후라이팬을 사용해 면을 들썩거리면서 볶으면 더욱 좋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결론은 짜파게티가 왠만한 초딩도 평균의 맛을 낼 수 있는 반면
짜짜로니는 정확한 계량을 통해야만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맛을 낼 수 있는
짜장라면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조리를 못하면 짜짜로니는 맛없는 짜장라면인 된다.
 


* 본 블로그는 삼양식품측과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상업적인 용도로 포스팅하지 않습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