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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캠핑의 꽃이자 어떤 캠퍼들에겐 벽(?)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계절이다.


겨울 캠핑은 여러가지 좋은 점들이 있다. 괜히 캠핑의 꽃이 아니다. 사람이 적어 한적하게 나만의 캠핑을 더 느낄 수 있으며, 귀찮은 벌레들도 없다. 텐트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오히려 겨울만의 어떤 감성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좋은 겨울 캠핑을 떠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에 겨울 캠핑은 어떻게 하냐는 물음엔 보통 이렇게 답한다.


전실이 있는 큰 텐트나 리빙쉘류에서 파세코, 토요토미같은 석유 난로는 있어야 제대로 겨울 캠핑을 지낼 수 있다.

좋다. 하지만 봄~가을 캠핑만 해왔던 초보 캠퍼들에겐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전설이 있는 큰~ 텐트. 내부가 넓기 때문에 화력 좋은 난로가 필요하다. 난로를 떼려면 1박 2일에 대략 기름 10리터는 필요하고, 그걸 운송하기 위해 항아리 크기만한 기름통도 필요해 진다. 그런데 또 넓다보니 뜨거운 공기는 위로 가고, 아래는 찬 공기만 있는 현상이 발생. 써큘레이터(선풍기 비슷)로 공기를 돌려야 한다. 좌식모드로 가자니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엔 너무 힘들고, 어차피 뜨거운 공기는 위쪽에 모여 있으니 야전침대니 뭐니 구입해서 입식 모드로 간다.



이런게 인터넷에서 알려주는 일반적인 동계캠핑이다.



봄~가을 캠핑과 비교해 빠지는 것은 타프 정도인데, 추가되는 것은 어마무지하다. 그 전에도 차에 겨우 겨우 넣고 그것도 모자라 루프백, 루프박스로 확장시켰는데 이제는 차도 바꿔야 할 판이다. 이미 캠핑을 위해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만원을 들였는데 이제는 추가로 수천만원을 들여야 할 판이다. 그래서 많은 캠퍼들이 겨울엔 안 가는 모양이다.


작은 돔텐트로 겨울나기


필자도 마찬가지의 사정으로 겨울 캠핑은 그간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겨울엔 크고 아름다운 텐트에 난로니 뭐니 하면서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장비가 너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장비를 적재할 공간도 부족해 보여서 차도 바꿔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보았다.


텐트가 크기 때문에 큰 난로가 필요하고, 여러가지 기구들이 필요한게 아닐까?

그래서 스노우피크 어메니티돔을 이용해 가족(성인2, 유아1) 동계 캠핑을 시도해 보았다.


가지고 간 장비 (굵은 항목은 동계에만 가지고 간 품목들이다)


  • 스노우피크 어메니티돔 (SDE-001)
  • 노스이글 좌식의자 2개: 텐트에서의 생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허리를 고려하여 구매
  • 가스피아 휴대용 가스히터 (PGA-1300)
  • 코베아 구이바다
  • 릴선
  • 작업등
  • 크레모아 충전식 LED 전등
  • 코베아 코펠 세트
  • 콜맨 솜 침낭 2개: 혹자는 겨울엔 빵빵한 오리/거위털 침낭을 사용해야 한다는데 필자의 생각은 아니다.
  • 콜맨 미니 알루미늄 테이블
  • 콜맨 컴펙트 트래핑 테이블
  • 발포매트 4개
  • 코스트코 방수포
  • 전기장판
  • 기타 간단한 침구류 및 기본 부수기재

평소에 가지고 다니다가 안 가지고 간 것들


  • 화로대: 파이어 쉘터라도 있으면 모를까 추우니까 패스
  • 숯/장작 등 불놀이에 필요한 것들
  • 타프
  • 화로대 테이블 및 각종 테이블류
  • 콜맨 디럭스 릴렉스 체어
  • 콜맨 가스렌턴
  • 아이스박스: 그냥 밖에다 내놓으니 냉장/냉동고가 따로 없다.
  • 루프백
보시라. 루프백을 가지고 가지 않은 점만 봐도 동계임에도 오히려 짐이 줄었다.



어메니티돔은 자그마한 전실이 있는 돔텐트다. 이곳에서 요리 및 난방을 했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좌식으로 간단한 요리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텐트가 작다보니 난방기구 또는 조리를 위해 틀어놓은 열기가 금새 텐트 안을 감싼다. 어메니티돔은 스커트가 없다. 그래서 텐트를 설치하면 외피가 지면에서 10~20Cm 정도 떠 있게 되어 있다. 필자는 스커트 작업도 하지 않아서 주변에 있는 낙엽으로 대충 아래를 막았지만 그래도 바람은 들어오더라(...). 바람이 다소나마 들어오지만 이너텐트를 닫고 안에서 난방을 하면 전혀 춥지 않았다.


스커트가 없기 때문에 이너텐트에서 난방시 질식 위험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이너텐트는 공기가 잘 통하는 재질인데다 외피의 바닥까지 떠 있으니 ...




대신 할 수 있는 요리는 상당히 제한된다. 입식이 아닌데다 좁아서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 그래서 최대한 간단한 요리를 한다. 위 사진은 난로에 소세지를 젓가락에 끼워 구워먹으려고 시도했으나 썩 좋진 않았다.


에어매트가 없었지만 전기장판의 위력으로 바닥 또한 따뜻한 편이었다. 공기는 가스피아가 데워주니 이너텐트 내부는 영하의 날씨에도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전기장판 사용이 불가하다면 가스피아만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럴땐 테서77같은 소형 석유 난로나 유단포, 핫팩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입문자에게 어울리는 어메니티돔. 불놀이와 몇 가지만 포기한다면 겨울에 오히려 더 간편한 캠핑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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