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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온게임넷 스타리그 36강 1경기에서 박태민이 패배선언인 gg를 ㅎㅎ 로 쳤으나 바로 gg로 다시 입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몰수패" 선언을 당했다. 이것은 어차피 지는 경기였으니 큰 의미가 없지만, 이후 펼쳐진 2번째 경기에서 박태민이 a키를 실수로 눌러 "몰수패" 선언을 당해 박태민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문제는 시청자나 e스포츠 팬으로 하여금 어이 없게 만드는 규정과 판정이다. 프로리그에서 신상문이 경기 일시 중단 요청인 ppp가 아닌 pp 를 쳤다고 몰수패 선언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발생한 사건이다. 이후 욕을 먹을대로 먹은 KeSPA(이하 협회)는 2009년 5월 8일부로 "경기포기의사 및 ‘ppp(경기 일시 중단 요청)’ 이외의 문자를 채팅창에 입력 시 몰수패와 주의가 주어진다" 라는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경기포기선언(GG- 영문 대문자) 이외의 문자를 채팅창에 입력 시 몰수패와 주의가 주어진다."라는 규정을 새로 추가했다.

참으로 등신같은 협회는 주먹구구식으로 당장의 문제만 해결하는데 급급했을 뿐, 규정이 또 다른 규정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욕만 배부르게 쳐먹고 있는 꼬라지를 보여주고 있다. 너무 꽉 조여진 규정 덕분에 안 그래도 할 짓이 없는 심판은 더욱 할 짓이 없다. 규정만 외우고 있다가 해당 상황이 벌어지면 규정에 써있는대로 "몰수패"만 내리면 되는 것이다. 이거라면 동네 꼬꼬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사실 게임에서의 "심판"은 일반 스포츠에서의 "심판"과 달리 별로 필요가 없다. 게임상에서 대부분 자동으로 제약이 되어지기 때문이다. 보통의 게임상에서는 쓰지도 않고 그 뜻도 불분명한 PPP를 공식 대회에서 쓰는 발상부터가 꼴통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선수가 조작기기의 이상으로 PPP를 쳐서 경기 중단을 요청하면 심판은 게임상에서 Pause 명령을 내리는데, 아무리 빨라야 1~2초는 걸린다. 1~2초면 경우에 따라서는 유닛이 떼죽음을 당해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선수가 자율적으로 Pause 명령을 내릴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안 될때는 거수로 중단 요청을 해야 한다.

ㅈㅈ를 치던 ㅎㅎ, 地地를 치던 gg를 치던 그것은 선수의 자율적인 포기 선언이다. 이것에 심판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하는 반 스포츠적인 멘트를 했다면 모를까. 협회의 개같은 규정대로 따지면 패자의 GG로 경기 포기 선언을 한 것에 받아치는 승자의 GG도 패배선언이니 동반 패배가 되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규정에 대문자 GG라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소문자 gg를 친다면 몰수패를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현재의 규정대로라면 "제가 졌습니다" 라고 포기선언을 해도 몰수패와 주의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참 기가막힐 규정이다.

중간에 실수로 a를 입력했다고 몰수패를 주는 것도 정상인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엔터만 치면 채팅창이 쉽게 열리는 스타크래프트의 특성상 이런 실수가 박태민 이후에도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게다가 저런 실수성 채팅은 경기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몰수패 선언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판정이다. 주의 정도로만 끝냈어야 한다. 신상문의 pp 사건으로 새로 추가된 규정이 다시 발목을 잡은 것이다. "경기포기선언(GG- 영문 대문자) 이외의 문자를 채팅창에 입력 시 몰수패와 주의가 주어진다." 라는 것에 말이다.

손찬웅의 먼저 GG쳤던 사건에서는 규정에도 반하는 융통성을 발휘하더니, 신상문과 박태민 건에서는 딱딱한 규정의 잣대를 적용해 안그래도 많이 먹어 배부른 욕을 따따불 곱빼기로 쳐먹는 짓을 자초했다.

협회의 꼴통스런 짓 때문에 프로게이머는 울고 e스포츠 팬들은 떠난다. 협회는 과연 누구를 위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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